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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 통증 관리 본문
작은아버지가 5분만 걸어도 주저앉으시는 모습을 볼 때마다, 저도 언젠가 그렇게 될까 봐 마음이 불안했습니다. 그런데 작년 가을, 30년 넘게 허리 통증으로 고생하시던 작은아버지가 한 번의 시술로 크게 달라지셨습니다. 그 과정을 지켜보며 저는 ‘수술만이 정답은 아니구나’ 하는 것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허리 통증으로 고민하고 계신 분들에게 이 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척추관 협착증과 디스크 탈출증, 어떻게 다른가?
작은아버지는 오랫동안 ‘디스크 탈출증’이라는 진단만 믿고 계셨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자세히 검사해보니 척추관 협착증도 함께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두 질환을 혼동하는 분들이 많지만, 원인과 증상이 분명히 다릅니다.
추간판 탈출증(디스크)은 척추 뼈 사이의 쿠션 역할을 하는 추간판이 밀려나오거나 터지면서 주변 신경을 자극하는 질환입니다. 주로 허리 통증과 함께 엉덩이, 다리 쪽으로 내려가는 방사통이 나타납니다.
반면 척추관 협착증은 신경이 지나가는 척추관이 좁아지거나 주변 조직이 붙으면서 신경을 압박하는 병입니다. 가장 특징적인 증상이 바로 ‘간헐성 파행’입니다. 걷다 보면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종아리가 터질 것처럼 아파서 자꾸 멈춰 서야 하는 증상인데, 작은아버지가 정확히 이 상태였습니다. 시장에 가는 길에도 몇 번씩 주저앉으셔야 할 정도였죠.
성인 10명 중 8명이 평생 한 번 이상 허리 통증을 경험한다고 합니다. 이는 단순히 나이 탓만은 아닙니다. 젊은 층에서도 잘못된 자세와 오랜 시간 앉아서 생활하는 습관 때문에 디스크 탈출증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수술 대신 선택한 신경 성형술(경막외 내시경 유착박리술)
작은아버지는 고령에 당뇨까지 있으셔서 전신마취 수술의 부담이 컸습니다. 그래서 선택하신 것이 신경 성형술, 정확히는 경막외 내시경 유착박리술이었습니다. 이 시술은 신경 주변에 들러붙은 염증과 유착을 내시경으로 직접 확인하면서 약물과 함께 제거하는 방법입니다.
시술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꼬리뼈 부위에 가는 카테터를 넣고, 내시경과 실시간 X-ray를 보면서 통증이 있는 정확한 부위까지 접근합니다. 이후 네 가지 약물을 순서대로 주입하는데,
- 국소마취제 : 즉시 통증을 줄여줍니다.
- 스테로이드 : 염증을 가라앉힙니다.
- 유착방지제 : 조직이 다시 붙는 것을 막아줍니다.
- 고농도 생리식염수 : 부은 조직을 수축시키고 유착을 물리적으로 분리합니다.
고농도 생리식염수의 원리는 처음에 잘 이해가 안 됐는데, 배추에 소금을 뿌리면 수분이 빠져나가 숨이 죽는 원리와 같다는 설명을 듣고 바로 이해가 됐습니다.
시술 후 일주일쯤 지나 작은아버지가 “다리가 좀 가벼워진 것 같다”고 말씀하셨을 때, 가족 모두 놀랐습니다. 저 역시 10년 전 디스크 탈출증으로 비슷한 시술을 받은 적이 있는데, 다음 날부터 통증이 눈에 띄게 줄어들어 수술 없이 잘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시술 효과, 너무 낙관하면 안 되는 이유
시술이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모든 사람이 극적으로 좋아진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특히 “한 번 시술로 완전히 나았다”는 식의 기대는 위험할 수 있습니다.
내시경 유착박리술은 염증과 유착을 일시적으로 완화하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재발 가능성은 언제나 있습니다. 협착이 심하거나 디스크 손상이 큰 경우에는 시술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치료 방법은 척추관의 좁아진 정도, 디스크 탈출 범위, 나이, 당뇨·고혈압 같은 동반 질환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결정해야 합니다.
특히 다리 마비, 감각 이상, 대소변 조절 장애 같은 신경학적 결손 증상이 나타난다면 시술로 시간을 끌기보다 수술을 신속히 검토해야 합니다. 이런 증상이 있으면 신경이 이미 상당히 손상된 상태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척추 수술 후 통증 증후군(FBSS)’도 미리 알아두셔야 합니다. 수술을 받았는데도 통증이 계속되거나 새로운 통증이 생기는 경우를 말하는데, 이 경우에도 시술이나 다른 통증 관리를 병행해야 할 수 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매년 척추 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900만 명을 넘습니다. 치료 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재발률을 크게 좌우한다는 연구 결과도 많습니다.
시술 후 허리를 지키는 생활과 운동
작은아버지가 시술 후 가장 크게 바뀐 점은 매일 아침 30분씩 걷는 습관입니다. 예전에는 5분도 버티지 못하셨던 분이 지금은 동네를 한 바퀴씩 거뜬히 도십니다. 시술이 통증의 불씨를 껐다면, 꾸준한 운동은 그 불씨가 다시 커지지 않게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시술 후 일반적으로 권장되는 운동 순서는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 걷기 운동 처음에는 20분 정도부터 시작해 서서히 시간을 늘려갑니다. 매일 꾸준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 복압 강화 호흡 운동 누운 상태에서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내쉬면서 배에 힘을 주는 동작입니다.
- 척추 안정화 운동 엎드려서 상체를 천천히 들어 올리거나, 팔다리를 번갈아 들어 올리는 ‘버드독’ 동작 등이 도움이 됩니다.
다만 이미 디스크나 협착증이 있는 분들은 허리를 과도하게 뒤로 젖히는 동작(신전 운동)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동작 하나하나를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전문가(재활의학과나 물리치료사)에게 정확한 자세를 확인받고 진행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허리 통증은 한 번에 완치되는 질환이 아니라 평생 관리해 나가야 하는 문제입니다. 급성 통증은 빨리 병원을 찾고, 만성 통증은 일상에서의 자세 교정과 꾸준한 운동으로 다스려야 합니다. 시술 하나에 모든 것을 기대하기보다는, 시술 후 생활 습관을 바꾸는 것이 진짜 치료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작은아버지가 이제 허리를 펴고 당당하게 걸으시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지금부터라도 자세와 운동 습관을 바로잡아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허리 통증이 심하시다면 먼저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시술이 적합한 단계인지, 수술이 필요한 단계인지는 결국 전문의의 판단에 따라 결정해야 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X0etZEzSrs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