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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15년 가까이 혈압약을 드시며 사시는 걸 보며 저는 ‘혈압만 잘 관리하면 큰 문제없겠구나’ 하고 막연히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작년 건강검진에서 아버지의 식후 혈당이 220까지 치솟았다는 결과를 받고서야, 그 믿음이 얼마나 위험한 착각이었는지 깨달았습니다. 고혈압 환자가 당뇨에 더 취약한 이유, 식후 혈당이 왜 중요한지, 그리고 합병증을 막기 위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고혈압 환자가 당뇨에 더 쉽게 걸리는 이유고혈압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당뇨병이 생길 위험이 약 2~2.5배 높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에서 확인됩니다. 이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공통된 원인이 작용하기 때문입니다.비만, 운동 부족, 고탄수화물 위주의 식단, 복부 지방 축적 등이 고혈압과 당뇨를 ..
3주 넘게 낫지 않는 입안 궤양 때문에 치과를 찾았다가 설암 초기 진단을 받았을 때, 충격이 정말 컸습니다. 그 후로 입안에 작은 상처라도 생기면 달력부터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2주’라는 숫자가 단순한 경험칙이 아니라, 생존과 직결된 중요한 기준이라는 것을 그때 처음 제대로 깨달았습니다.구강암의 위험 신호, 어떻게 알아차릴까?구강암과 일반 구내염을 가장 쉽게 구분하는 기준은 ‘낫느냐, 안 낫느냐’입니다. 스트레스나 피로로 생긴 일반 구내염은 보통 1~2주 안에 좋아지지만, 구강암은 2~3주가 지나도 호전되지 않고 오히려 악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궤양 부위에서 피가 나거나, 단단한 멍울이 만져진다면 이미 경고 신호로 받아들여야 합니다.주변 지인도 처음에는 “스트레스 때문이겠지” 하며 편의점에서 파는 구..
친할머니가 “그냥 노안인가 보다” 하시며 안경만 몇 번 바꿔 끼시다가 결국 백내장 수술을 받으셨습니다. 수술 전까지는 TV 드라마를 소리로만 따라가시고, 약 설명서 글씨는 아예 포기하실 정도였죠. 노안, 백내장, 황반변성은 증상이 비슷해 쉽게 혼동되지만, 방치하면 시력 저하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습니다. 어떻게 구별하고 대처해야 하는지 정리해 보았습니다.노안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백내장할머니가 안과 방문을 미루신 가장 큰 이유는 “한쪽 눈은 아직 괜찮으니까”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실제로 많은 어르신들이 그렇습니다. 뇌가 좋은 쪽 눈에 의지하다 보니 한쪽 눈 시력이 많이 떨어져도 일상생활에서 큰 불편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할머니 역시 오른쪽 눈 시력이 0.1 이하로 떨어졌는데도 왼쪽 눈에..
임플란트를 식립하고 나서 “이제 평생 쓸 수 있겠구나” 하며 안심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식립한 지 6개월 만에 치과에서 “초기 임플란트 주위염 신호가 보입니다”라는 말을 듣는 순간, 그 안도감이 순식간에 사라졌습니다. 임플란트는 심는 것보다 관리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저는 직접 경험하며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치주인대가 없다는 것이 왜 그렇게 위험할까?많은 분들이 임플란트 주위염(peri-implantitis)이 일반 치주염보다 더 무섭다고 말씀하십니다. 저도 처음에는 “잇몸 염증이 다 거기서 거기 아닌가?” 싶었는데, 자세히 알아보고 나니 완전히 다른 이야기였습니다.가장 큰 차이는 ‘치주인대’의 유무입니다. 자연 치아는 치아와 잇몸뼈 사이에 치주인대라는 섬유 조직이 있어 세균이 뼈..
어머니가 역류성 식도염과 위궤양을 동시에 진단받기 전까지, 저는 이 두 질환이 고령층에게 이렇게 흔한지 전혀 몰랐습니다. 78세 어머니가 밤마다 가슴을 움켜쥐고 잠을 이루지 못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나이가 들수록 소화기 건강이 얼마나 취약해지는지 처음으로 실감했습니다.왜 나이가 들수록 소화기가 약해질까?부모님께서 “밥 먹고 나면 속이 쓰리고 타는 것 같다”, “신물이 올라온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처음에 그저 소화가 좀 안 좋은가 보다 하고 가볍게 넘겼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안일했던 태도였습니다.역류성 식도염은 식도와 위 사이를 막아주는 하부 식도 괄약근(분문)의 기능이 약해지면서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는 질환입니다. 이 괄약근이 제대로 닫히지 않으면 위산이 식도 점막을 자극해 염증을 ..
3년째 퇴행성 척추 디스크로 고생하면서 수술을 진지하게 고민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척추 수술 후에도 10~40%의 환자는 통증이 그대로 남거나 새로 생긴다는 이야기를 듣고 등골이 서늘해졌습니다. 결국 수술 대신 비수술 치료를 선택했고, 그 과정에서 알게 된 것들을 솔직하게 정리해 보았습니다.걷기가 허리에 나쁘다는 오해는 이제 그만허리나 디스크에 문제가 있으면 무조건 쉬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그랬습니다. 통증이 올라오면 더 이상 걷지 않고 멈춰 서서 디스크를 보호하려고 애썼죠.하지만 실제로는 정반대였습니다. 퇴행성 척추질환은 척추 뼈 사이의 디스크(추간판)가 서서히 닳고 변성되면서 시작됩니다. 디스크는 혈관이 없어 혈액을 통해 직접 영양을 공급받지 못합니다. 대신 ..
작은아버지가 5분만 걸어도 주저앉으시는 모습을 볼 때마다, 저도 언젠가 그렇게 될까 봐 마음이 불안했습니다. 그런데 작년 가을, 30년 넘게 허리 통증으로 고생하시던 작은아버지가 한 번의 시술로 크게 달라지셨습니다. 그 과정을 지켜보며 저는 ‘수술만이 정답은 아니구나’ 하는 것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허리 통증으로 고민하고 계신 분들에게 이 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척추관 협착증과 디스크 탈출증, 어떻게 다른가?작은아버지는 오랫동안 ‘디스크 탈출증’이라는 진단만 믿고 계셨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자세히 검사해보니 척추관 협착증도 함께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두 질환을 혼동하는 분들이 많지만, 원인과 증상이 분명히 다릅니다.추간판 탈출증(디스크)은 척추 뼈 사이의 쿠션 역할을 ..
건강검진 결과를 받아보고 “콩팥 기능 저하 의심”이라는 문구를 처음 마주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크게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저 역시 큰아버지께서 만성 콩팥병 3기 진단을 받으셨을 때 그랬습니다. 당시에는 전혀 증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더 무서운 장기가 바로 콩팥입니다.증상이 없는데 이미 3기까지 진행됐다는 사실 — 이것이 만성 콩팥병의 가장 무서운 점입니다.혹시 소변에 거품이 자주 많이 생기거나, 혈압약을 꾸준히 드시는데도 혈압이 잘 잡히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아보신 적 있으신가요? 큰아버지의 경우 이 두 가지 증상이 동시에 있었지만, 주변에서는 아무도 콩팥 문제를 먼저 의심하지 않았습니다.콩팥은 하루 약 150리터의 혈액을 걸러내 노폐물을 제거하고, 몸속 수분과 염분의 균형을 맞추며, ..
살짝 스치기만 해도 비명이 나오는 통증을 겪는다면, 대부분은 “꾀병 아니냐”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저도 2022년 겨울, 누나가 그 상황을 겪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기 전까지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단순 손목 골절 이후 깁스를 풀자마자 옷이 스치기만 해도, 바람이 불어도, 물 한 방울 떨어져도 극심한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CRPS(복합부위 통증 증후군)는 바로 그런 병입니다.깁스를 풀고 시작된 지옥 같은 날들누나가 CRPS 진단을 받았을 때, 저는 그 병 이름조차 처음 들어봤습니다. 단순 골절이 이렇게까지 심각해질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깁스를 푼 직후부터 손이 붓고 피부색이 변하며 체온이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정형외과에서는 “재활하면 좋아질 것”이라고 했지만, 통증은 오히려 점점 심해졌습..
얼마 전 아버지가 계단을 오르다 무릎이 갑자기 후들거려 멈춰 서는 모습을 처음 봤을 때, 저는 그저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보다” 하고 넘겼습니다. 그런데 두 달 사이 두 번이나 넘어질 뻔한 일이 생기고 나서야 병원을 찾았고, 검사 결과를 보고 제가 얼마나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었는지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그 병의 이름은 근감소증. 단순히 힘이 빠지는 수준이 아니라 혈당 조절, 면역력, 심뇌혈관 건강까지 동시에 흔드는 질환이었습니다.조용히 진행되는 위험 신호, 놓치고 계신가요아버지의 종아리 둘레를 줄자로 재보니 32cm가 나왔습니다. 65세 이상 남성의 근감소증 의심 기준이 34cm 이하이니 이미 상당히 낮은 수치였습니다. 악력 검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남성 기준 28kg 이하면 근감소증 가능성이 있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