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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행성 척추질환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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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행성 척추질환

danmoozi81 2026. 4. 13. 18:51

3년째 퇴행성 척추 디스크로 고생하면서 수술을 진지하게 고민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척추 수술 후에도 10~40%의 환자는 통증이 그대로 남거나 새로 생긴다는 이야기를 듣고 등골이 서늘해졌습니다. 결국 수술 대신 비수술 치료를 선택했고, 그 과정에서 알게 된 것들을 솔직하게 정리해 보았습니다.

걷기가 허리에 나쁘다는 오해는 이제 그만

허리나 디스크에 문제가 있으면 무조건 쉬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그랬습니다. 통증이 올라오면 더 이상 걷지 않고 멈춰 서서 디스크를 보호하려고 애썼죠.

하지만 실제로는 정반대였습니다. 퇴행성 척추질환은 척추 뼈 사이의 디스크(추간판)가 서서히 닳고 변성되면서 시작됩니다. 디스크는 혈관이 없어 혈액을 통해 직접 영양을 공급받지 못합니다. 대신 움직일 때 생기는 압력 변화가 디스크 안에 영양분이 스며들게 만드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즉, 적당한 걷기는 디스크에 영양을 공급하고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올바른 자세로 걷는 것은 척추를 지탱하는 기립근과 복근을 동시에 자극합니다. 이 근육들이 튼튼해지면 디스크가 받는 부담이 줄어들고, 자세도 안정됩니다.

처음에는 20분 걷는 것도 버거웠습니다. 통증이 두려웠고, 다음 날 더 뻐근해지면 ‘이게 정말 맞나’ 싶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조금씩 시간을 늘려가며 꾸준히 하다 보니 지금은 아침저녁으로 50분씩 걷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었습니다.

걷기 외에 퇴행성 척추질환에 도움이 되는 다른 운동으로는 다음이 있습니다.

  • 수영 : 물의 부력 덕분에 척추에 가해지는 하중이 적으면서 전신 근력을 골고루 사용할 수 있어 초기 통증이 심할 때 특히 좋습니다.
  • 자전거 타기 : 앉은 자세로 하체 근육을 강화하면서 척추에 충격이 적습니다.
  • 복근 강화 운동 : 척추 앞쪽을 지지하는 심부 근육을 키워 전체적인 척추 안정성을 높입니다.
  • 기립근 강화 운동 : 척추 뒤쪽 근육을 강화해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진통제와 시술은 ‘나쁜 것’이 아니라 ‘도구’입니다

“진통제를 오래 먹으면 몸에 해롭지 않나요?”라는 질문을 주변에서 자주 듣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약을 먹는 것이 꺼려졌습니다. 하지만 담당 의사 선생님의 한마디가 생각을 바꿔주었습니다. “통증을 조절해서 운동을 할 수 있게 만드는 모든 것이 치료입니다.”

통증이 심하면 움직이지 못하고, 움직이지 못하면 근육이 약해지며, 근육이 약해지면 디스크에 더 큰 부담이 갑니다. 이 악순환을 끊어주는 것이 바로 통증 관리의 핵심 역할입니다. 진통제, 신경차단술, 경막외 스테로이드 주사(ESI) 등은 모두 환자가 운동을 시작할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들어 주는 도구일 뿐입니다.

경막외 스테로이드 주사는 신경이 지나가는 경막 바깥 공간에 항염증 약물을 직접 주입해 통증과 염증을 빠르게 줄여주는 시술입니다. 수술이 아니라 ‘운동을 위한 다리’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저는 통증이 심할 때 진통제 도움을 받으며 걷기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운동을 꾸준히 이어갈 수 있었고, 지금은 약에 의존하는 횟수가 크게 줄었습니다. 결국 약이나 시술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라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대한통증학회 자료에서도 만성 척추 통증 환자에게 약물 치료와 운동 치료를 함께하면, 운동만 하는 경우보다 기능 회복 속도가 더 빠르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수술이 ‘근본 해결’이라는 생각을 다시 생각해 보세요

많은 분들이 척추 수술을 받으면 통증이 완전히 사라질 거라고 기대합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하지만 ‘척추수술후 통증증후군(FBSS)’이라는 용어를 알게 된 후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이는 수술을 받았음에도 이전과 비슷한 통증이 계속되거나 새로운 통증이 생기는 상태를 말하며, 수술 환자의 10~40% 정도에서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수술 후 삶의 질이 크게 좋아진 환자들도 분명히 있습니다. 문제는 모든 환자에게 같은 결과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특히 저처럼 아직 젊은 나이에는 척추 유합술(여러 척추를 나사로 고정하는 수술)을 받으면 인접한 척추에 추가 퇴행이 빨라질 수 있다는 설명을 듣고 비수술 치료를 더 적극적으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척추 질환 환자의 약 80% 이상이 비수술 치료를 받고 있으며, 최근 치료 가이드라인도 비수술 치료를 충분히 시도한 후 수술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퇴행성 척추질환은 당뇨나 고혈압처럼 평생 관리해야 하는 성격이 강합니다. 완치보다는 ‘통증을 잘 조절하면서 일상을 유지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목표입니다. 3년 동안 몸으로 직접 겪으며 깨달은 점입니다.

지금도 완전히 나은 상태는 아닙니다. 하지만 아침저녁으로 걷고, 복근과 기립근 운동을 꾸준히 하면서 허리가 한결 가벼워지고 일상생활이 수월해진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수술을 고민 중이시라면, 먼저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하시고 비수술 치료를 충분히 시도해 보시길 권합니다. 가장 중요한 첫걸음은 ‘운동을 할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 다음은 꾸준함뿐입니다.